대한민국 국가대표 김민재가 월드 베스트에 뽑혔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Gs)은 5일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남자 올해의 팀을 공식 발표했다. 3-4-3 포메이션 아래 현시점 최고라 불리는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공격진은 킬리안 음바페(PSG, 파리), 엘링 홀란(맨시티, 노르웨이), 해리 케인(뮌헨, 잉글랜드)이 선정됐다. 미드필드에는 리오넬 메시(마이애미, 아르헨티나),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 벨기에), 주드 벨링엄(레알, 잉글랜드), 로드리(맨시티, 스페인)가 등장했다. 수비는 알폰소 데이비스(뮌헨, 캐나다), 김민재(뮌헨, 대한민국), 후벵 디아스(맨시티, 포르투갈)로 구성됐다. 마지막 골키퍼는 에데르송(맨시티, 브라질)이다.
김민재는 ‘대한민국 K리그’ 전북 현대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당시 지휘봉을 잡고 있던 최강희 감독에게 무한 신뢰를 받으며 꾸준히 그라운드를 밟았다. 신인답지 않은 패기와 베테랑 못지않은 수비로 K리그를 뒤흔들며 전북 왕조에 일조했다. 다음 클럽은 ‘중국 슈퍼리그’ 베이징 궈안이었다. ‘황사 머니’로 슈퍼스타들을 끌어모았던 중국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이었다. 김민재는 두 시즌 동안 중국 슈퍼리그를 누비며 이탈리아 전설 파비오 칸나바로(광저우 헝다) 감독에게 찬사를 받기도 했다.
마침내 유럽에 진출했다. 김민재는 ‘튀르키예 쉬페르리그’ 페네르바체에 입단했다. 처음 밟는 유럽 무대와 튀르키예 최고 명문이라는 중압감도 우스웠다. 김민재는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정점에 가까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불과 한 시즌 만에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 입성했다. 여러모로 진정한 시험대였다. 김민재는 정교한 수비 조직력으로 명성이 자자한 이탈리아 리그에서 클럽 레전드 칼리두 쿨리발리를 대체해야 하는 중책을 짊어졌다.
김민재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상황 속에서 스스로를 완벽히 증명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 지휘 아래 저돌적인 수비, 안정적인 연계, 헌신적인 자세로 나폴리 골문을 든든히 책임졌다. ‘철기둥’이라는 별명과 함께 이탈리아 전역을 뒤흔들었다. 그 결과 나폴리는 디에고 마라도나 시대 이후 33년 만에 이탈리아 정상에 올랐다. 김민재는 시즌 베스트 수비수, 올해의 팀, ESM(유러피언 스포츠 미디어) 올해의 팀 등에 선정되며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적시장을 달궜다. 바이아웃은 바겐 세일이라 불릴 정도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파리 생제르맹(PSG) 등등 전 세계 내로라하는 빅클럽들이 모두 김민재에게 달라붙었다. 하지만 가장 마지막에 뛰어든 뮌헨이 끝내 계약을 체결했다. 5,000만 유로(약 714억 원)라는 결코 적지 않은 금액까지 스스름없이 지불했다.
지난 7월 뮌헨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이 김민재를 영입했다. 26세 대한민국 국가대표는 2028년 6월 30일까지 5년 계약을 체결하면서 나폴리에서 합류했다. 그는 등번호 3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착용할 것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메가 클럽에 입성한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선수의 꿈이다. 나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이곳에서 계속 발전하겠다”라며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다. 또한 가능한 한 많은 트로피를 얻고 싶다”라며 당차게 각오를 남겼다.
김민재가 합류한 뮌헨은 지난 시즌 가까스로 ‘마이스터샬레(독일 분데스리가 우승)’를 지켰다. 리그 최종전에서 도르트문트를 제치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그것도 이재성이 이끄는 마인츠가 도르트문트를 잡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우승이었다. 절치부심한 뮌헨과 토마스 투헬 감독은 바삐 여름 이적시장을 돌아다니며 선수를 수급했다. 센터백에 김민재 그리고 최전방에 해리 케인을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김민재가 겹경사를 맞이했다. 먼저 축구계 최고의 영예라 평가받는 발롱도르에서 30인 후보 중 22위로 센터백 후보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김민재는 코리안 리거 역대 네 번째로 발롱도르 후보에 지명됐다. 설기현(2002년, 안더레흐트), 박지성(2005년, 맨유), 손흥민(2019년, 2022년, 토트넘 훗스퍼) 다음이다. 2021년 페네르바체 입성으로 유럽 무대에 도전장을 내민 다음 불과 2년 만에 이룬 쾌거다. 아시아 출신 수비수 가운데 역대 최초라는 점에서도 무척 의미가 컸다. 22위 김민재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와 3위에 오른 요수코 그바르디올(25위), 지난 시즌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역사상 첫 트레블을 이룩한 후벵 디아스(30위)를 모두 제치고 센터백 후보 중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인터내셔널 선수상’까지 거머쥐었다. AFC는 “김민재는 1989-90시즌 마지막으로 우승한 나폴리를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으로 이끌며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2015년, 2017년, 2019년 수상자 손흥민에 이어 한국 출신 선수 두 번째 수상자가 됐다. 김민재 주가는 2021년 중국 베이징 궈안에서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뒤부터 급등했다. 일 년도 채 지나지 않아 나폴리로 이적했다. 나폴리는 사상 처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 올랐으며 김민재 존재감은 엄청났다. 나폴리가 ‘스쿠데토(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를 차지하는 동안 김민재는 33경기 동안 클린시트(무실점) 16회,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김민재는 한국이 10회 연속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본선 진출하는 데 있어서도 큰 역할을 했다”라며 월드클래스로 부상한 김민재를 향해 극찬을 남겼다.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선수)’까지 차지했다. 2015년 김영권 이후 8년 만에 나온 수비수 올해의 선수다. 김민재는 “깊은 뜻이 있는 상을 받게 돼 영광스럽고, 앞으로 잘하라는 뜻으로 알고 잘하도록 하겠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김민재 수상에 뮌헨도 축하를 건넸다. 뮌헨은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축하합니다. 김민재. 한국 올해의 축구 선수”라는 문구와 함께 태극기가 그려진 바탕에 김민재의 사진을 합성해 축하를 전했다. 독일 ‘키커’는 ‘손흥민의 연승 행진 중단, 뮌헨의 수비수 김민재가 대한민국 올해의 축구 선수로 선정’이라는 제목과 함께 “뮌헨 수비수 김민재에게 큰 영광이 돌아갔다. 김민재는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대한민국 올해의 축구 선수로 선정되었으며, 손흥민의 놀라운 행보에 종지부를 찍었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얼마 전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가 업데이트한 몸값에서도 조명을 받았다. 메가 클럽 뮌헨은 대부분 평가가 떨어졌다. 마타이스 더 리흐트, 세르쥬 그나브리, 레온 고레츠카, 토마스 뮐러, 다니엘 페레츠, 에릭 막심 추포-모팅 등이 떨어졌다. 상승한 선수는 르로이 사네, 누사이르 마즈라위, 파블로비치뿐이다.
김민재는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6,000만 유로(약 864억 원)로 평가됐다. 물론 이 가격 역시 엄청난 수치다. 김민재가 기록한 6,000만 유로는 대한민국 1위, 1996년생 5위, 센터백 8위, 뮌헨 8위, 독일 분데스리가 10위, 전 세계 64위에 달한다.
그렇다면 김민재 위에 있는 센터백은 누가 있을까. 요슈코 그바르디올과 후벵 디아스가 8,000만 유로(약 1,152억 원)로 공동 1위다. 윌리엄 살리바와 로날드 아라우호 그리고 에데르 밀리탕은 7,000만 유로(약 1,008억 원)로 공동 3위다. 그 다음 더 리흐트와 마르퀴뇨스가 기록한 6,500만 유로(약 936억 원) 다음 김민재를 비롯해 쥘 쿤데, 크리스티안 로메로, 다요 우파메카노, 알레산드로 바스토니가 공동 8위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세계 축구 정상에 올라서고 있는 김민재. 발롱도르 후보, AFC 인터내셔널 선수상, KFA 올해의 선수에 이어 IFFHS 선정 월드 베스트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제 김민재는 카타르에서 개최되는 2023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