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경기가 ‘폭염’으로 취소됐다. 시즌 네 번째 폭염 취소였다.
KBO에 따르면, 이날 포항야구장은 복사열로 그라운드 온도가 섭씨 50도까지 치솟았다. KBO리그 규정에는 복사열로 폭염 취소를 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기에 선수들에게 위험한 정도로 그라운드의 온도가 높으면 경기운영위원이 재량으로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
포항야구장은 인조 잔디가 깔린 구장이다. 복사열에 취약하다. 선수들이 체감하는 열기가 상당하다. 앞서 두 번의 폭염취소를 야기했던 울산 문수야구장(8월 2일, 4일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전)도 인조 잔디가 깔린 경기장이었다. 인조 잔디의 환경적 요인이 폭염 취소로 이어졌다.
앞서 이승엽 두산 감독은 ‘한여름 포항 경기’에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두산은 이미 7월(16~18일)에도 울산에서 롯데와 3연전을 치른 바 있다. 이번 포항 3연전까지 인조 잔디 구장에서만 여섯 번이나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 이승엽 감독은 “왜 우리만 계속 (제2구장 경기 원정팀으로) 선택되는지 모르겠다”라며 강한 불만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해에도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6연전을) 울산과 포항에서 연달아 치렀다”라고 말한 이승엽 감독은 “섭씨 35도가 되면 인조 잔디에서 경기하기 정말 힘들다. 벌써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이 감독은 “가장 더운 7~8월에 경기를 잡는 게 아쉽다. 선수들의 체력 관리나 이동 거리 등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기온이 30도 이하일 때 잡았으면 한다. 간곡하게 요청한다”라고 했다.
이날 폭염 순연된 경기는 9월 4일 경기로 재편성됐다. 다행히 포항이 아닌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포항에서의 취소로 두산은 예기치 못했던 대구 원정을 떠나야 한다.
두산은 8월 31일과 9월 1일 잠실에서 롯데와 홈 경기를 치른 뒤, 하루 휴식 후 3일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 원래는 사흘 휴식 뒤 수원에서 KT 위즈전을 치르면 됐는데, 졸지에 대구 원정이 사이에 꼈다. 대전만 내려가도 되는 일정이었지만 대구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무더위는 피했지만 이동거리가 늘어났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